사랑고백_ 봉준호.
 
봉준호 감독이 좋다.
그냥. 그냥 좋다.
한마디 더 붙이자면, 박찬욱 처럼 처절하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좀 더 붙이자면 "나는 봉준호를 사랑해".
뭐 이 정도로 평소 애정표현을 격하게 해오던 터였다.
그런데 사실 봉준호의 영화중 썩 마음에 들어하는 건 괴물 정도였다.
영화 보기 전 또 보고난 후에 조사같은 것은 하지 않기 때문에
관람 당시 느낌만 갖고  있는게 대부분인데, 왠지 봉준호에게는 일단 칭찬부터 하고 보게 된다.

마더를 보겠노라 생각하고 사실 걱정이 앞섰다.
음. 생각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지?
봉감독과 나의 사랑이 여기에서 끝나버리면 어쩌나. 하는 . 머 이런 심란한 생각들이었는데.

확실하게도 나는 봉준호가 좋다. 앞으로도 쭉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냥.
봉준호가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고 싶은 대로 따라가볼까 하는 머 그런 다짐을 하게 되는 영화였다. 마더는.

그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각종 이미지들은 대부분 음산하다가 결정적으로 한방 환해진다.
음산한 것을 싫어하는 나는 상영내내 "아... 괜히 왔나..."
살인의 추억도 그랬다. 괴물도 그랬다. 마더도 그렇다.
작정하여 음산함과 살벌함을 보여주겠다는 듯. 봉준호의 영화는 어둡다.
그런데. 봉준호는 보여주고야 만다.
빛. 빛?
괴물에서는 실소를 자아내는 전투씬.^^
마더에서는 멋진 엔딩신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관광버스 춤사위씬. 이름하여 석양의 관광버스 댄싱씬.
난 봉준호의 이런 면이 좋다.

영화를 잘 모르니 기법이니 이런 건 잘 모른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내일의 태양은 내일 떠오른다!"  이런 말. 내가 듣고싶은 말을 해주는 것만 같다.

" 아프지만, 잊어버려. 하하하 웃으면서. "

어설프고 애매하게 끝내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선악의 결말이든 감정적 미진함이든 갈등의 전가이든.
남겨둘 것은 남겨두고
그는 보여주는 것이다. 밝아진 영상을 통한 해소.
그렇다 해소.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일단 감동을 주는 것이다.
슬픈 아름다움이라 할 만한 석양의 관광버스 댄싱씬도 그랬고.
괴물을 향해 투척하는 불화살도 멋졌다.

내게 이런 감동을 주는 봉준호 감독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임이 분명할게다.
훈계하지 않고. 쪼지도 않는다.
하고싶을 말을 하되, 듣는 사람에게 앉아 있을 수 있게 하는 여유.
그렇지만 확실한 자욱을 남기면서.
그래서 좋은가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나. 친구. 부모. 형제.
물론 봉준호의 마더를 보면서 우리 엄마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엄마가 나를 볼 때의 표정.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눈빛.
언제인가 길을 걷다 어떤 사람이 울엄마보고 "할머니!"라고 불렀을때
내가 느꼈던 그 당혹감과 함께. 울엄마가 보내주는 저 눈빛.
봉준호감독이 그런 걸 기억하고 말해주는 게 좋다.

앞으로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는 토를 달지 않고 무조건 좋다고 하고싶다.
우리의 사랑이 앞으로 영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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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ive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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